쉐이크 라켓, FL vs ST 그립 선택 가이드
탁구 입문자가 가장 먼저 마주하는 고민은 라켓의 종류입니다. 쉐이크, 중펜, 팬홀더 중에서 많은 분들이 쉐이크를 선택하곤 하지요. 그런데 쉐이크 라켓을 고르다 보면 또 하나의 선택지가 나타납니다. 바로 그립 형태입니다. 대표적으로 FL(플레어, Flared) 과 ST(스트레이트, Straight) 두 가지가 있죠.
이 두 가지는 단순히 모양만 다른 게 아니라, 잡는 느낌, 기술 구사, 손 크기에 따른 적합성까지 다르게 작용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그립을 선택하는 게 좋을까요? 오늘은 FL과 ST의 차이를 살펴보고, 입문자가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1. FL(Flared, 플레어 그립)
[그림설명] 보시면 손잡이가 직선이 아니라 부드럽죠? 이것을 FL 그립이라고 합니다
특징
플레어는 손잡이 끝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모양입니다. 마치 부채꼴처럼 퍼지는 형태라서 이름이 붙었습니다. 대부분의 입문용 라켓이나 시중 판매 제품이 FL 타입입니다.
장점
- 손에서 잘 빠지지 않음: 그립 끝이 넓어 잡았을 때 안정감이 크고, 스윙 도중 라켓이 미끄러질 걱정이 적습니다.
- 포핸드 위주 플레이에 적합: 손목과 팔을 이용한 포핸드 드라이브, 스매시 등에서 손맛이 좋습니다.
- 대중성: 선수부터 아마추어까지 가장 널리 쓰이는 형태라 관련 자료나 코칭 정보가 많습니다.
단점
- 백핸드 전환 약간 불리: 손잡이가 퍼져 있어서 손 안에서 라켓을 돌리거나, 순간적으로 포핸드↔백핸드 전환을 빠르게 하는 데는 다소 불리할 수 있습니다.
- 맞춤감 한정적: 손 크기나 스타일에 따라 미세하게 조절하기는 어렵습니다.
2. ST(Straight, 스트레이트 그립)
[그림설명] ST 그립입니다. 위의 FL 그립 사진과 비교해보시면 ST 의 특징이 더욱 명확해 집니다. FL의 곡선에 비해 ST 는 직선으로 딱! 강인한 손잡이 모양으로 보입니다.
특징
스트레이트는 이름 그대로 손잡이가 위에서 아래까지 곧게 떨어지는 모양입니다. 심플하고 직선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며, FL보다 희소성이 있습니다.
장점
- 자유로운 라켓 전환: 손잡이가 일자라서 손 안에서 라켓을 돌리기 쉽습니다. 덕분에 포핸드에서 백핸드로 빠르게 전환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그립을 미세 조정하기 좋습니다.
- 백핸드 플레이 유리: 손목 각도를 바꾸기가 쉬워서 백핸드 드라이브, 블록, 푸시 등 다양한 기술에 유리합니다.
- 섬세한 감각: 라켓을 조금 더 세밀하게 컨트롤하고 싶은 선수들이 선호합니다.
단점
- 초보자에게 불안정할 수 있음: 끝이 벌어지지 않다 보니 처음 잡을 때 라켓이 손에서 미끄러질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 대중성 부족: 입문용 세트 제품에서는 잘 나오지 않아 직접 구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다.
3. FL vs ST, 누가 더 좋은가?
이 질문에는 명확한 정답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립은 손 크기, 스타일, 그리고 개인 취향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 손이 작은 사람, 처음 잡았을 때 안정감을 중시하는 사람 → FL(플레어) 이 유리합니다.
- 백핸드 활용을 중시하거나, 라켓을 자유롭게 돌려 쓰고 싶은 사람 → ST(스트레이트) 가 더 맞을 수 있습니다.
결국 FL은 안정감과 대중성, ST는 자유로움과 백핸드 활용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4. 결론 – 직접 잡아보고 결정하자
입문자가 글만 읽고 “그럼 난 무조건 FL이네!” 또는 “ST가 더 고급스러워 보이니 그걸로 할래”라고 단정하는 건 위험합니다. 그립은 이론보다 실제 느낌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탁구장에 가면 대부분 FL과 ST 그립을 모두 보유하고 있습니다. 반드시 두 가지를 다 잡아보고, 실제로 몇 번 스윙해 본 후에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같은 라켓이라도 손 크기, 손가락 길이, 스윙 스타일에 따라 느낌이 완전히 달라지니까요.
즉, 입문자는 먼저 쉐이크 라켓을 선택하는 큰 그림을 정하고, 그 다음 단계에서 FL과 ST 중 자신에게 맞는 손잡이를 찾아가는 것이 현명한 순서입니다.
마무리
쉐이크 라켓의 FL과 ST 그립은 단순히 모양 차이를 넘어, 플레이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FL은 안정감, ST는 자유로움이라는 개성을 갖고 있죠. 하지만 글로만 접하는 것과 실제 손에 쥐어보는 것은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따라서 입문자는 탁구장에서 두 가지 그립을 모두 테스트한 후, 자신에게 가장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쪽을 선택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렇게 선택한 라켓은 오래도록 함께할 든든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